무더위가 떠남에도 서운한 심사

            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藝聖 황춘자

 

 

 

 

오늘이 삭신을 앓아

또 하루를 잉태하는 자정

어둠 저 끝자락서 조심스레 오는 가을

귀뚜라미 등에 업혀

조석 서늘한 바람 몰고 온다

 

계절아, 오려거든

연륜 하나와 낙엽 지움은

갈바람에 떨어뜨리고 풍성함으로 오려무나

만산홍엽이 곱다지만

져야 할 운명의 시작인 것을

 

지겹던 불볕더위도

간다니 서운함은 내 생도 묻어가기 때문

철이 오면 세월 가고

뒤따라 백발 오니

이럭저럭 인생은 유수 일 내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