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1월의 나무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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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이준영(00)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,738회 작성일 06-11-20 06:53본문
11월의 나무들
체로금풍(體露金風) - 존재의 본질에 이는 금빛 바람소리.
나는 옛 선지식(善知識)들이 왜
헐벗은 겨울나무에 불어오는 바람소리를
금빛이라 표현했는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.
기꺼이 고통을 감내한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
새로운 생명의 축제.
말없이 언덕 위에 서서 눈보라를 맞는 나무들을 보며
나는 봄의 새 이파리와 사랑스런 꽃,
그들의 살 냄새를 한꺼번에 유추할 수 있었다.
11월도 어언 한복판에 이르렀다.
아메리카인디언들은 11월을
'모두가 사라진 것이 아닌 달'로 부른다.
얼핏 다 빈 것처럼 보이지만
존재의 빛나는 숨결은 끊기지 않는다는 얘기다.
새로운 계절을 위해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비워내는
이 계절의 나무들을 보며 인간인 나는 조금 착잡하다.
탐욕과 허영의 굴레를 벗고
불어오는 계절의 바람을 맞을 때
'모두가 사라진 것이 아닌 시간들'이
우리들 곁에 은은한 빛을 뿌릴 것이다.
11월의 나무들 곁에 나도 팔 벌리고 서 있고 싶다.
- 곽재구 시인의 산문 중 일부
체로금풍(體露金風) - 존재의 본질에 이는 금빛 바람소리.
나는 옛 선지식(善知識)들이 왜
헐벗은 겨울나무에 불어오는 바람소리를
금빛이라 표현했는지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.
기꺼이 고통을 감내한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
새로운 생명의 축제.
말없이 언덕 위에 서서 눈보라를 맞는 나무들을 보며
나는 봄의 새 이파리와 사랑스런 꽃,
그들의 살 냄새를 한꺼번에 유추할 수 있었다.
11월도 어언 한복판에 이르렀다.
아메리카인디언들은 11월을
'모두가 사라진 것이 아닌 달'로 부른다.
얼핏 다 빈 것처럼 보이지만
존재의 빛나는 숨결은 끊기지 않는다는 얘기다.
새로운 계절을 위해 자신이 지닌 모든 것을 비워내는
이 계절의 나무들을 보며 인간인 나는 조금 착잡하다.
탐욕과 허영의 굴레를 벗고
불어오는 계절의 바람을 맞을 때
'모두가 사라진 것이 아닌 시간들'이
우리들 곁에 은은한 빛을 뿌릴 것이다.
11월의 나무들 곁에 나도 팔 벌리고 서 있고 싶다.
- 곽재구 시인의 산문 중 일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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